위호선 덕산에테르씨티 대표가 부산 본사에서 월간수소경제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요즘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주황색 수소저장용기를 탑재한 튜브트레일러 차량이 자주 보인다. 수소 생산지에서 수소차용 충전소로 운송하는 수소 물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모빌리티용 수소 수요량은 전년 동기(5,791톤) 대비 약 64% 증가한 9,499톤을 기록했다. 그간 수소차 보급이 정부의 목표보다 더디었지만 올해부터는 가속도가 붙어 수소 수요량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수소버스 2,000대, 수소승용차 1만1,000대가 신규로 보급되면 최대 약 2만3,000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강재 압력용기인 타입 1 수소 튜브트레일러가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대용량 수소충전소가 증가하면서 복합재료 용기인 타입 4 수소 튜브레일러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타입 1 수소 튜브트레일러 1위 기업인 덕산에테르씨티가 타입 4 수소 튜브트레일러와 차량용 수소 용기도 개발해 타입 4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덕산그룹이 품은 대형 고압용기 업체

덕산에테르씨티는 지난 2020년 5월 부산의 NK그룹에서 대형 고압용기 사업부가 물적분할되어 설립된 대형 고압용기 전문 제조업체이다. 설립 당시 사명은 ‘엔케이에테르’였으나 지난 2022년 6월 용기 제작 기술력에 대한 명확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사명을 ‘에테르씨티’로 변경했다. 2023년 12월 덕산그룹의 덕산하이메탈이 사모펀드 어센트PE가 보유하고 있던 에테르씨티 지분 91.88%를 인수하면서 ‘덕산에테르씨티’로 재탄생했다.

설립 후 5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기업이지만 대형 압력용기 생산 업력은 30년이 넘는다. 제품군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다양한 산업에 필요한 특수가스 압력용기와 수소 압력용기로 구분된다. 특수가스용은 IMDG 튜브 스키드, Y 토너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수소용은 수송용 튜브트레일러, 수소충전소용 ASME 저장용기가 주력이다. 현재 전국에서 운용 중인 수송용 튜브트레일러(타입 1)는 모두 이 회사 제품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최근에는 다양한 수소 모빌리티용 복합소재 용기(타입 4)도 생산하고 있다.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고압용기.(사진=덕산에테르씨티)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고압용기.(사진=덕산에테르씨티)

“덕산에테르씨티의 경쟁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품질과 기술력, 그리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에 있습니다. 에테르씨티를 인수한 후에 노후화된 공장 핵심 장비들을 거의 교체하고 내성(저항력), 불순물 제거 등의 품질기준도 강화했어요. 특히 내면 처리 같은 경우는 세계 유수 업체와 비교해도 당사가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결국에는 품질이죠. 또 리드타임(Lead time: 생산한 제품을 고객의 손에 전달하기까지의 과정)이 경쟁사들보다 매우 빠르다고 자신합니다. A/S 전담팀을 만들어 사후관리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위호선 덕산에테르씨티 대표가 밝힌 회사 경쟁력이다. 

덕산에테르씨티는 지난 2020년 세계일류상품 인증기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21년에는 ‘제58회 무역의 날’에 삼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2000년 이후 18건의 정부·지자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6개의 해외 특허와 20개의 국내 특허를 취득했다. 부산 본사와 전북 부안에 연구센터를 설립해 석·박사 연구인력을 다수 채용하고, 18건의 정부·지자체 과제에는 약 200억 원을 자체 투자할 정도로 연구개발을 강화해 왔다. 

ASME, DOT, SELO, TPED 등의 국제 인증도 획득해 글로벌 표준을 준수하고 다양한 국가와 기업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을 요구하는 국내 고객사들과 한국가스안전공사(KGS)와의 협업을 통해 축적된 경험과 지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위호선 대표(가운데)와 임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위호선 대표(가운데)와 임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2월 28일 대전·당진 고속도로를 달리던 (덕산에테르씨티가 제작·공급한) 수소 튜브트레일러에서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수소로 인한 화재가 아니라 차량 제동장치 이상으로 인해 타이어에서 화재가 발생한 차량사고로 확인되었다. 이 화재로 일부 수소용기(10개 중 2개)의 내부 압력이 상승해 용기 안전장치(파열판)에 의해 강제 방출된 수소에 불이 옮겨붙어 2차례 불기둥이 형성되었으나 인명 피해 없이 약 30분 만에 진압됐다. 

한국가스안전공사와 전문가에 의하면 이러한 수소 강제방출이 용기 연쇄 폭발 등 더 큰 사고로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위 대표는 “이번 사고는 오히려 용기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게 설계한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되면서 시장에서 당사가 제작하는 수소 튜브트레일러에 대한 인식이 더욱 좋아진 계기가 되었다”라며 “다만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사고조사와 전문가 자문 결과 수소 방출구 방향, 수소용기 열 차단 강화 등 일부 개선사항이 제안되어 이를 준수해 수소 튜브트레일러를 제작·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 대표는 이어 “덕산에테르씨티는 고압 가스용기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국내·국제 인증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고, 깨끗하고 안전한 명품 생산 현장 구현을 목표로 지속적인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사내 개선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소전문기업으로 거듭나 

“지난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수소전문기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외 수소 시장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에너지솔루션 분야의 신사업 기회 발굴 전략을 구사하는 등 여러 산업 분야에 당사 제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위 대표는 국내 기체수소 수송용 튜브 트레일러와 저장용 ASME 용기의 시장을 약 300억 원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 모빌리티용 타입 4 용기 시장은 1,000억 원 정도로 본다. 블루수소와 그린수소의 생산량이 꾸준히 늘어 이를 수송·저장하는 대형 용기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위 대표는 “최근 전 세계 수소 고압용기 시장은 대형 프로젝트들이 지연됨에 따라 예상보다 더디게 성장하고 있으나 수천억 원대로 파악된다”라며 “2030년까지 연평균 7%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건설 중인 수소충전소 현장에 설치된 덕산에테르씨티의 수소용기.(사진=덕산에테르씨티)
건설 중인 수소충전소 현장에 설치된 덕산에테르씨티의 수소용기.(사진=덕산에테르씨티)

덕산에테르씨티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기체수소충전소와 수소생산기지 구축이 증가하면서 200bar 타입 1 튜브트레일러의 경우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00% 수입에 의존하던 수소충전소용 중압·고압 저장 용기도 국산화를 완료하고 매년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튜브트레일러 박차가 필요 없는 새로운 협소지 상용차 충전소 모델에 덕산에테르씨티의 저장용기 제품이 기준으로 제시됐다.    

해외의 경우 최근 호주 에너지 EPC 업체에 공급한 수소 튜브트레일러가 퀸즈랜드주를 시작으로 호주의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고, 상용차와 대형 차량의 수소 연료 사용 촉진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서부 수소생산기지에 전해조 제조 및 수소 공급, 운송, 유통 등 모든 밸류체인을 포함하는 통합 시스템을 갖추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해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중국의 수소 튜브트레일러는 타입 1에서 타입 2(강재 용기)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최초의 300bar 타입 2 튜브트레일러를 제작해 린데에 공급한 바 있다. 중국에서 타입 2 시장이 열리면 상하이에 있는 중국지사를 통해 타입 2 튜브트레일러 영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타입4 수소용기 시장 진출 

덕산에테르씨티는 지난해 H2 MEET 전시회에서 타입 4 용기들을 공개하며 수소 모빌리티 및 운송·저장 시장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드론용 9.5L 및 승용차용 40L 용기는 인증과 상품화를 2024년에 완료했다. 상용차용 179L 제품도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덕산에테르씨티의 타입 4 차량용 수소용기. (사진=덕산에테르씨티)
덕산에테르씨티의 타입 4 차량용 수소용기. (사진=덕산에테르씨티)

위 대표는 “현재 외국의 한 자동차 회사와 개발 용역 계약을 맺어 시제품 생산에 당사 제품을 적용하고 있다”라며 “KGS 인증과 ECE R134 국제 인증을 획득한 상용차용 179L 제품은 국내 버스회사들과의 납품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 제품은 버스뿐만 아니라 트럭, 트램 등에도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수소굴기 정책으로 수소차 보급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중국의 차량용 수소 용기는 현재 타입 3(복합용기)가 주로 적용되는데, 타입 4 도입도 시도하고 있어 중국의 차량용 타입 4 수소용기 시장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덕산에테르씨티가 개발 중인 타입 4 수소 튜브트레일러로, 1회 수소 운송량이 최대 1,100kg에 달한다.(이미지=덕산에테르씨티)

또 경량화를 통해 수소운송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타입 4 수소 튜브트레일러를 올해 말까지 개발해 2026년에 실증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타입 4 용기 시장진출을 위해 2023년 1월 타입 4 용기 제조에 유망한 기술력을 가진 에스첨단소재를 인수 합병한 바 있다. 

위 대표는 “타입 4 수소 튜브트레일러는 1회 수소운송량이 최대 1,100kg에 달하기 때문에 대용량 수소 공급이 필요한 상용차용 수소충전소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크기를 40피트(최대 1,100kg)에서 20피트로 줄이면 기존 200bar 타입 1 튜브트레일러(300kg)보다 더 많은 500kg 이상의 수소운송이 가능해 교통이 복잡하고 부지가 협소한 도심 수소충전소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 사업으로 해상 그린수소 운송 기술 개발도 추진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시행하는 ‘K-Carbon 플래그십 기술개발 사업’에 선정된 덕산에테르씨티는 ‘해상 P2G(Power to Gas) 그린수소 육·해상 운송용 수소 저장 플랫폼 기술개발’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위 대표는 “탄소복합재 기술을 융합해 해상 풍력발전 전기로 생산한 그린수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육상까지 운송·저장할 수 있는 혁신적인 수소 저장 솔루션을 국내 최초로 개발 중으로, 이를 통해 국제적인 기술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2028년까지 제품 개발과 해외 인증을 완료하고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 등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해상 풍력발전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들이 많이 계획되고 있어 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완주공장 완공으로 경쟁력 강화 

덕산에테르씨티는 전북 완주테크노밸리 제2산단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초대형 고압용기 재검사장 및 타입 4 튜브트레일러 조립 공장(완주공장)을 완공하고, 지난 3월 27일 준공식을 개최했다. 

재검사장은 최신 자동화 설비를 갖추어 월 최대 40대의 튜브트레일러를 재검사할 수 있고, 용기뿐만 아니라 트레일러 섀시와 튜브스키드까지 일괄 처리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종합 재검사 시설이다.  

법정 재검사(KGS·DOT·IMDG ADR·TPED 등)뿐만 아니라 내·외부 쇼트, 친환경 자동 분체도장, 초고순도 내부 연마(3S 이하) 및 수분 제거 공정을 포함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외주 공정 없이 일괄 처리가 가능하기에 검사 기간 단축은 물론 품질의 일관성을 제공할 수 있다. 향후 법령이 완비되면 타입 4 튜브트레일러의 재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위호선 대표가 지난 3월 27일 완주공장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덕산에테르씨티)
위호선 대표가 지난 3월 27일 완주공장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덕산에테르씨티)

이번에 완주공장에 1단계로 재검사 및 타입 4 튜브트레일러 조립 시설을 완공한 데 이어 2단계로 타입 4 복합용기 생산시설을 지을 예정으로, 현재 설계 단계에 있다. 공정 자동화뿐만 아니라 균일한 품질을 위한 항온·항습 설비 및 모듈 조립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기존 타입 1 제품은 부산공장에서 생산한다.      

위 대표는 “완주공장 시설은 단순한 유지보수 시설을 넘어 국내외 고객들에게 재검사의 표준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며 “품질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덕산에테르씨티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압도적 세계 1위 목표

“덕산에테르씨티는 ‘수소 저장·운송의 글로벌 리더’를 목표로 기술 혁신과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고압 강재 압력용기뿐만 아니라 경량화와 내구성이 뛰어난 타입 4 복합소재 용기 시장을 확대해 수소모빌리티와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 공급자로 자리매김할 계획입니다. ‘K-Carbon 플래그십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서는 차세대 에너지솔루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생산 효율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 제조공정 도입, 자동화된 품질 검사 시스템 구축, 친환경 공정 확대 등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수소경제의 핵심 인프라를 책임지는 기업으로서 기술 개발과 인프라 투자를 지속할 것입니다.”

위호선 대표(가운데)가 황석주 전무(영업본부장, 맨 왼쪽), 허석봉 전무(첨단소재사업본부장, 맨 오른쪽)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위호선 대표(가운데)가 황석주 전무(영업본부장, 맨 왼쪽), 허석봉 전무(첨단소재사업본부장, 맨 오른쪽)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위 대표가 말하는 회사의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이다. 한마디로 ‘압도적인 글로벌 고압용기 1위 기업’이 되는 게 목표다.  

정부에 바라는 점도 전했다. 

위 대표는 “현재 수소 저장·운송 인프라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므로 정부가 수소충전소와 저장시설 구축뿐만 아니라 수소 저장·운송 기술 개발 지원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정책 일관성을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국내외 인증 절차 간소화와 표준화를 통해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렇게 되면 수소경제의 빠른 정착과 글로벌 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월간수소경제(https://www.h2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1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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